민 병헌

1955년 서울에서 출생한 민 병헌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로, 40여년을 흑백 사진만을 고집하며 섬세한 단순함, 고요한 힘, 충만한 사라짐 … 등, 미묘한 시각적 대비효과가 특징적인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여러 해 동안 아날로그 사진 촬영 및 인화 기법을 홀로 익혔고,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이 전통적인 아날로그 사진에 충실히 몰두하며 군산에 위치한 자신의 작업실에 있는 암실에서 한 장 한 장 손수 인화한다.

종이의 짜임새 그 자체 또한 우리가 눈으로 보는 작품을 만드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병헌은 시리즈별로 무척이나 고심하여 인화지를 고른다. 이렇게 선별된 인화지에 프린트된 그의 흑백 사진들은 미묘한 회색톤의 다양한 뉘앙스 속에서 풍경, 육체, 인물의 형상으로 물질화되어 나타난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그늘에 가려진듯하면서도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실루엣들의 뒤섞임 속에 녹아드는 축축한 증발이 연상된다. 지운듯한 흑색에서 가미된듯한 백색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사이 색을 넘나드는 그의 모노톤 사진은 비가시적이고 신중하며 조심스러움을 담은 미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어렴풋이 나타나는 풍경 속에 멀리서 다가오는 듯한 가느다란 선의 떨림, 수평선의 고요, 실크처럼 부드러운 구김, 혹은 은밀한 곳에 홀로 담겨있는 비밀처럼 나무 끝의 한 자락이나 평온하게 날아오르는 새의 비상이 눈에 들어온다. 대상을 향한 이러한 ‘감성적 거리두기’는 인간의 육체와 형상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여진다. « 누드 » 시리즈의 경우, 육체의 특정 부분에 포커스가 깊숙이 맞춰지면서 모티브는 거의 사라지고 마치 팔의 곡선은 눈내린 계곡인듯한 착각을 일으키고, 여성의 실루엣은 마치 안개 낀 배경에서 튀어온 듯한 인상을 준다.     

한국 최고의 사진작가로 평가받는 민병헌의 작품은 시카고 현대사진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파리 국립현대미술재단, 도쿄 현대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한미 사진미술관 등, 전 세계 수많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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